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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일종의 악으로 기억되는 대신에, 나름의 이유를 가진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얄팍한 만화 속 악당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이웃, 동료, 심지어 친구와 가족이었을 때 더욱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완성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강자의 편에서 이해하고 싶은 심리일까.
반면 피해자는 눈물 어린 눈을 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모습에서 변형되지 않는다. 사이다 감성이 유행하며 조금 달라졌지만, 피해자에게 허락되는 ‘모범적인 모습’은 여전히 존재한다. 요즘 피해자들은 도덕적으로 깨끗한 건 필수고, 사이다를 선사할 만큼 멋진 복수를 해야만 한다.

때문에 끝도 없이 폭력적이고, 멍청하고, 무자비한 복수를 하게 하는 쿠엔틴 타란티노식 ‘복수물’이 정말 좋았다.
긴 대사와 음악, 그리고 폭발과 총소리로 혼을 빼놓다가, 갑자기 숨을 쉬게 하는 조용한 순간이 존재한다. 그 순간에 몰입하다보면, 영화 초반에 그냥 지나쳐간 대사, 장면 하나 하나가 나도 모르는 순간 퍼즐처럼 맞춰져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영화는 5부로 나누어져 있지만, 결코 복잡한 느낌은 아니다.

나는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감독은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좀 있다고 생각했다. 폭력적인 장면과 재즈만 남발하고, 1부 2부 3부로 나누는 연출이 쉬운 길로만 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싫어하진 않았지만 딱히 좋아하지도 않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영화가 시작된지 약 20분에 불과한 오프닝 장면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최고의 서스펜스와 몰입 효과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쇼샤나의 복수는 멋지고, 명예롭지 않다. 쇼샤나는 자신의 복수에 휘말릴 나치 중에, 어떤 사람은 그저 자신처럼 가족과 꿈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사는 개개인이라는 것을 알고 괴로워한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목표, 딱 하나에만 집중했다.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동정을 그만둬야 할 때를 알았다. 그녀의 복수는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반드시 처음부터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