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모종의 이유로 고향을 떠나, 30년간 한번도 돌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어릴 적 감독의 꿈을 심어준 작은 영화관 “시네마 파라다이스”의 영사 기사, 안토니오 아저씨의 부고 소식에 30년만에 마을로 돌아간다.

<시네마 천국>은 현재가 과거로 기억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된 토토는 알프레도의 부고를 듣고 3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폐허가 된 시네마 파라다이스를 거니는 토토. 새삼 생생하게 살아오는 과거의 순간들에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알프레드의 장례식 후, 시네마 파라다이스 건물은 주차장 부지를 위해 철거된다. 시네마 파라다이스에서 인생의 한 때를 보낸 중년의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고, 그를 모르는 젊은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뛰어다닌다.

시간이 흐르기에 우리의 인생도 흘러간다. 현재는 필연적으로 과거로 수렴된다. 다 읽은 책처럼, 닫아버린 앨범처럼 접혀 기억으로만 남는 것이다. 시칠리아 주민들의 현재였던 시네마 파라다이스가 폭파되는 순간 우리는 지나버린 우리의 과거를 함께 애도할 수밖에 없다.

머릿 속에서 아름답게 남아있던 고향은 현실과 많이 달랐다. 군데 군데 낡고 좁은 시골 마을일 뿐이었다. 늙은 어머니와 친척들, 그리고 청년 때 못 이룬 첫사랑까지. 주인공은 과거의 나약했던 자신을 불어일으키는 장소로 다시 돌아온 것을 후회한다. 하지만 곧, 오길 잘했다고 느낀다. 사실 그가 오길 잘했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장면은 없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표정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사람은 후회되는 과거를 묻고 잊은 채로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재편집하고, 다시 재조립하여 아름다운 추억이었지라고 담담하게 말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평온해지는 것 같다고 느꼈다.

마치 살바토레가 웃으며 눈물을 흘리던 것처럼 말이다.

여러모로 노스텔지어가 느껴지는 영화다. 보고 나면 왠지 내 고향도 이탈리아 시실리의 작은 마을 같아지는 영화, 시네마 천국.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당신도 어떤 과거의 아쉬움이 남아있다면 훌훌 털어냈길 바란다. 안토니오 아저씨의 말대로, ‘모든 장면은 편집되어 다시 재탄생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