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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미국. 정부 기밀 시설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엘라이자의 삶은 성취감 없이 매우 반복적인 나날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아메리카에서 포획된 알 수 없는 생명체가 비밀리에 그녀가 있는 시설에 들어온다. 이후 엘라이자의 삶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 생명체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것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조금 갑작스럽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인간과 양서류가 혼합된 생물의 모습이 불쾌한 골짜기가 느껴져 소름 돋기도 했다. 하지만 엘라이자는 이 생물의 모습이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이상하게 느끼지 않는다. 그녀 또한 말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다른 존재의 취급을 받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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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엘라이자는 실험 때문에 다쳐 괴로워하는 괴물을 보고, 자신이 보살펴주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리곤 삶은 계란을 몰래 가져다주며 자신의 언어인 ‘수화’를 가르쳐준다. 그리고 그 괴물은 엘라이자의 수화를 따라하며 대답한다. 괴물 또한 엘라이자가 말을 못한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는 자신을 가둔 인간들이 이상한 괴물이며, 그에게 말을 걸어준 엘라이자는 정상적인 존재였다.

둘이 친해지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그를 더 이상 괴물이 아니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엘라이자가 얼마나 진심인지 느껴져서 둘이 안전하게 시설을 탈출하고 행복해지기를 응원하게 되었다. ‘물의 모양’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처럼, 사랑의 모양도 제각기 다르다는 감독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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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연출이 한 몫했다. 제목 ‘물의 모양’의 이름처럼, 영화는 장르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흘러갔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 엘라이자와 괴물의 사랑, 그리고 기예르모 델 토로 특유의 미쟝셴이 어우러져 첩보 영화처럼 스릴있고, 멜로 영화처럼 감동을 주고, 판타지 영화처럼 흥미롭다.

영화는 말그대로 상을 휩쓸며, <판의 미로> 이후 다시 한번 명작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었다.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을 수상하고,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 사자상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음악상을 수상하는 성취를 이루었다.

*<Shape Of Water>*는 독특한 페어리 테일이다. 폭력적이고, 에로틱하고, 어둡지만 여전히 어린이 동화에서 얻을 수 있는 판타지 느낌을 유지한다. 엄청난 양의 초록색,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처럼 흘러가는 카메라 워크, 배우들의 연기력과 영화와 찰떡같이 어울리는 OST가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잔혹한 동화 한가운데 떨어진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