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하게 살던 주인공이 어느 날 자신이 사는 세상이 가짜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러한 ‘가상 현실’ 소재는 영화에서 수없이 다뤄져왔기에, 더 이상 우리에게 반전적인 스토리는 아니다. 90년대 말의 <매트릭스>와 <트루먼 쇼>부터, 최근에는 가짜 세계가 진짜 세계가 되어버리는 <아바타>와 <레디 플레이 원>까지 수많은 영화가 떠오른다.
이렇게 흔한 소재임에도 <프리 가이>가 매력적인 이유는, 존재감 없는 NPC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게임의 NPC(Non-Player Character)란 게임을 하는 주체, ‘플레이어’들을 위해 만들어진 배경 캐릭터를 말한다.

존재감 없는 NPC 캐릭터에서 점차 영웅으로 변해가는 가이를 응원하게 된다. 가이는 첫 눈에 반한 몰로토프 걸과 대화하기 위해 프리 시티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니며 급속도로 레벨을 올린다. 레벨 1부터 100까지 성장하는 그의 플레이는, 곧 실제 세계의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유명해진다.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가이의 소식이 전해지고, 평범한 그의 스타일이 ‘힙’하다며 캐시 아이템으로 출시된다.

<트루먼 쇼>처럼 눈 앞에 펼쳐진 바다가 3D 이미지인 장면이 나온다. <매트릭스>처럼 몰로토프 걸, 아니 ‘밀리’가 사는 실제 세상의 존재를 알게 된다. 하지만 두 영화와 달리 가이는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가이는 밀리를 사랑할 수록, 인공 지능이 발달할수록 혼란에 빠진다. 아무리 레벨업을 해도 사랑하는 밀리가 있는 ‘리얼 월드’로 갈 수 없다. 가이는 자신이 사는 세상이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에 회의를 느낀다. 그런 가이에게 절친 버디(그 역시 NPC이다)가 말한다.
**“좋은 하루 말고, 최고의 하루 보내세요 👕”**라는, 초반의 대사가 다시 떠오르는 장면이다. ‘지금’과 ‘이 순간’에 충실하면 된 것 아닐까? 가이는 밖으로 나가는 헛된 꿈을 꾸는 대신, 밀리와 함께 프리시티의 CEO앤트완이 프리시티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을 막으려 고군분투한다. 그렇게 자신의 세상과, 자신의 친구들을 지킨다.

게임 종료로 인해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장면들은 기존의 가상 세계 소재 영화에서 보지 못한 신선함이 있다. 마블 영화의 캡틴 아메리카 방패와 헐크, 그리고 스타워즈 광선검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의 레퍼런스를 게임 속으로 가져왔다. 영화 <레디 플레이 원>이 생각나지만, 그보다 더 좋았다. 탁월한 시각 효과와 역동적인 액션 또한 게임을 모르는 사람인 사람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겁고 어려운 시기, 선한 행동이 사람들을 변화시킨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영화 <프리가이>. 유쾌한 웃음으로 머리를 가볍게 하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