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TT 스트리밍 시장에서 텔레비전은 옛날의 지위를 잃고 힘을 잃어가는 ‘망국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더 이상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지 않는 2030 시청자를 잡기 위해, 많은 방송국이 젊은 층을 타게팅 하기 위해 앞다투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었다. 아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는 플랫폼을 바꿔 유튜브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그러나 중장년층, 즉 우리의 부모님 세대를 포함하여 할머니, 할아버지 나이대는 문화계에서 소외의 대상이었다. 어떻게 보면 같은 세대로 묶기에 너무 많은, 다양한 연령층인데 말이다. 잡은 물고기에겐 밥을 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이미 텔레비전의 고정 시청자인 중장년층을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등장시킬 여유는 없었다. 문화 트렌드에서 5060은 점점 등한시되어,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10년 이상 된 프로그램들만 장수하는 상황이었다. 오랫동안 5060은 문화 생산자의 역할보다는, 주는 걸 소비하기만 하는 대상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미스트롯이 파고들었다. 한국인이라면 미치고 환장하는 오디션 형식에 트로트라는 장르를 편입시킨 익숙하지만 새로운 장르가 탄생한 것이다. 지금 보면 ‘대박’ 나는 게 당연했다.거실 TV에서 틀어진 미스트롯을 처음 봤을 때, 자막이 뭐 저렇게 커? 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뭔가가 잘못된 것처럼 화면의 밑부분을 크게 차지한 거대한 자막이 어색했다. 그러나 미스트롯을 이어 미스터트롯의 열풍은 방송국에 번져갔고, 이제는 커다란 자막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젊은 세대가 향유하는 콘텐츠는 갈수록 호흡이 짧고 압축적인 편집이 특징인 것처럼, 커다란 자막 역시 시청자의 취향에 맞춰간 결과인 것이다.오히려 프로그램 대상을 존중하는 포맷이 대세가 된 것이 기쁘다. 지금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1020도, 언젠가는 촌스럽고 옛날 거를 좋아한다는 인식을 가진 아줌마와 아저씨,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될 운명이다. 우리의 미래에도, 우리 세대가 당당한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미스터트롯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계속 만들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