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신과 시은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여자 고등학교에 다니는 효신과 시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구나 학교 다닐 때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사이가 멀어져 속상했던 경험을 겪어봤을 것이다. 사춘기 시절, 친구 관계에서 일어나는 우정과 애착 사이의 심리가 이 영화에 세밀하게 담겨있다.

*자물쇠가 달린 교환 일기장*
내가 초등학교 때 쓰던 교환 일기장은 문방구에서 오천 원 정도에 팔던 것으로, 두껍고 딱딱한 커버에 다양한 속지, 그리고 작은 자물쇠가 달려있어 열쇠로 잠글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자물쇠는 작아도 힘으로는 못 열만큼 단단했던게 기억난다.
정성스럽게 쓰는 건 아니었지만 친구와 나는 직접 만든 문양을 일기 맨 처음에 그려야 한다는, 나름의 규칙까지 만들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그러다가 우리는 어느 순간 시들해졌고, 한 명이 열쇠를 잃어버리는 것을 기점으로 흐지부지되어 끝났던 것 같다.


작중 효신과 시은의 교환 일기장
사실 내가 쓴 교환 일기는 여고괴담에 나온 교환 일기장과 조금 다르다. 여고괴담의 배경이 99년이니, 내 학창 시절과 꽤 세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 나온 인물들의 성격과 행동은 몇 십년의 차이를 뛰어넘어 지금 어느 학교에 가도 있을 법하게 느껴졌다. 공동 감독인 김태용, 민규동 감독은 여고괴담의 시나리오를 쓰기 전, 여고의 연극반 강사로 나가 고등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인터뷰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금도 공감되는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던 것 아닐까.


효신과 시은의 교환 일기장을 우연히 줍게 된 민아는 둘의 비밀 일기에 빠져 들고, 일기장 속에 있던 약을 먹어버린다.
또한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무섭지 않은 공포 영화로 유명하다. 피가 나오는 장면만 빼면, 귀신이 나오거나 갑자기 놀래키는 일도 거의 없다. 공포 영화를 못 보는 나도 잘 보았으니 말이다. 그래서 1999년 개봉했을 때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고 한다. 전 편인 <여고괴담 1> 같은 무서운 공포 장르를 보러간 관객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기도 했고, 당시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동성애적 요소도 흥행에 걸림돌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