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연하게도, 에밀리의 이중 근무는 결국 들키고 만다. 하지만 에밀리는 시즌 1과 2에서 그랬듯이 잠깐동안 우울해 한 뒤 친구들과 연인과 만나며 다시 특유의 해맑은 기운을 되찾는다. 사실 이러한 에밀리의 캐릭터는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나뉜다. 시즌 4까지 제작될 만큼 인기 있는 드라마인만큼 팬도 안티도 많은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드라마를 정주행하게 된 건 바로 이러한 에밀리의 ‘이해안되는 선택’ 때문이었다. 사랑과 우정, 현 직장과 새로운 직장 등. 현실적인 고민들 속에서, 현실적이기 보단 맑눈광 그 자체인 에밀리가 과연 이번엔 어떤 걸 선택할지 궁금해하며 계속 다음 에피소드를 누르게 되었다.

에밀리라는 캐릭터는 다소 이중적이다. 에밀리가 말하는 본인의 성격과 실제 행동은 정반대이다. 에밀리는 자신이 서랍장을 보면 편안함을 느끼고, 계획이 없으면 불안한 목표 지향적인 성격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행동은 두 직장 상사 사이에서 선택을 미루다가 2중으로 근무하는 파격적인 행동을 한다.
에밀리의 성격은 파리에 와서 변해가는 설정인 것 같지만, 그 전에 모습을 드라마에서 나타낸 적이 없어 원래 이런 캐릭터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커리어 외에도, 사랑에서도 그렇다. 시즌1, 낯선 파리에서 외로움을 느끼던 에밀리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셰프 ‘가브리엘’과 친해진다. 그리고 에밀리는 까칠한 프랑스 사람들과 달리 친절한 그를 좋아하게 된다. 가브리엘 역시 에밀리에게 호감이 있다는 신호를 준다.
하지만 알고보니 가브리엘은 여자친구가 있었으며, 그 여자친구는 에밀리가 파리에서 새로 사귄 친구 카미유였다.에밀리는 시즌 1,2,3 내내 가브리엘과 사귀지도 않고 멀어지지도 않는 상태를 유지한다.


사실 커리어에 대한 선택은 현실적으로도 힘든 일이니까 이해가 되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왜 결정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가브리엘을 선택하면 카미유와 멀어지는 일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계속 끄는 것보다 처음부터 솔직하게 선택했다면, 상처가 더 커지는 것은 막았을 것이다. 에밀리는 가브리엘을 잊기 위해 영국인 ‘알피’와 사귀지만, 자기도 모르게 계속 티를 내서 그에게 상처를 준다.
또한 갑작스런 해고를 당한 에밀리는 굳이 또 가브리엘의 식당에서 알바를 한다. 카미유는 확실히 끊어내지 않는 에밀리와 가브리엘을 때문에 괴로워한다.

어쨌든 이 드라마에 빠져 정주행한 것은 바로 에밀리가 또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마 이 드라마는 러브 코미디 장르에 가깝고, 그렇기에 에밀리의 선택은 가브리엘과의 결혼으로 끝날 것이라 짐작한다. 시즌 4를 기다리며, 연말 연초 영화로 아름다운 파리를 배경으로 과몰입하게 되는 이야기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