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는 1630년. 독실한 청교도 교인 토마신과 가족들은 뉴잉글랜드의 외진 시골 마을로 이사한다.
그러나 그들이 새로 정착한 땅은 농사가 쉽지 않아 굶주리기 일쑤였다. 종교의 힘으로 가난을 이겨내고자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족들의 사이는 점점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토마신과 술래잡기하던 동생이 한순간에 실종되고, 가족들은 토마신이 마녀라고 의심한다.
![18_59_56__5c54189ce2ffe[W680-].jpeg](https://s3-us-west-2.amazonaws.com/secure.notion-static.com/eada89ef-f352-4323-af60-4c7a81fed186/18_59_56__5c54189ce2ffeW680-.jpeg)
엄격한 종교에 의한 긴장감, 부모님의 사소한 말다툼, 아무리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형편 등… 스트레스가 하나 둘 모였을 때, 비난의 화살은 토마신에게 향했다. 이사 오기 전 살던 동네와 예쁜 집을 그리워하던 평범한 소녀 토마신. 그녀가 어떻게 마녀로 몰리는지, 영화는 그 과정을 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보여준다.

사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1692년 미국의 세일럼 빌리지에서 실제 벌어진 마녀 재판의 법정 기록과 일기 등을 가져와, 뉴잉글랜드 배경으로 각색한 것이라 말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더 위치>는 마녀 재판을 역사적인 측면에서 가장 사실적으로 고증한 영화라 평가받는다. 영화의 소품은 마녀 사냥에 실제 사용된 도구를 사용했으며, 고대 영어 표현과 기호 등으로 시대를 그대로 재현하였다. 영화의 제목 역시, WITCH가 아니라 V를 두번 사용한 VVITCH인데, 이는 당시의 표기법을 반영한 것이다.

주인공 토마신과 가족들이 이사온 시골 마을은, 마녀사냥이 성행한 유럽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다. 굶주리던 가족들에게 한창 성장기인 토마신의 존재는 식량을 많이 축내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마녀 사냥의 광기 밑에는 이렇게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마녀 재판은 입 하나를 덜게 하는 ‘면죄부’가 될 수 있었다.
실제 마녀 재판의 목적도 비슷했다. 민중의 스트레스가 권력자인 교회에게 향하지 못하도록, 가장 약하고 만만한 약자를 화풀이 상대로 삼도록 했다. 보통 여성, 특히 과부가 표적이 되었는데, 말기에는 혼자 사는 남성 또한 희생됐다고 한다. 독신 남성의 재산이나 토지 등을 교회로 편입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샤이닝>을 연상시키는 연출을 따른다. 거대한 자연 속 고립된 가족들, 점점 광기에 사로잡히는 아버지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샤이닝과 다른 점은, 리얼리즘 스릴러 장르에 약간의 ‘판타지’가 가미된 것이다. 실제 마녀 사냥과는 달리, 영화 속 불쌍한 토마신에게는 탈출구가 주어진다. 판타지라고 해서 억지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정말 갑갑~한 상황에서 그나마 보는 사람에게 사이다 한 모금을 선사하는 정도라 불편하지 않았다.
영화 <샤이닝>과 <판의 미로>를 재밌게 본 나로서는, ‘오히려 좋았다’고 평가하고 싶다. 리얼리즘과 판타지가 조합되어 흔한 스릴러가 아닌 독특한 영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 습한 공기 속 심리적 긴장감과 사이다를 선사할 스릴러로 <더 위치 THE VVITCH>를 추천한다.